본문 바로가기
등산의 모든 것

여름 산행, 기온보다 더 위험한 건 방심입니다

by yominews 2025. 7. 11.

등산은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야외 활동이지만, 여름철 산행은 다른 계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위험 요인을 안고 있습니다.
기온이 높고 습도가 짙은 날씨는 체력 소모를 평소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만들며, 갑작스러운 소나기나 일교차, 벌레·야생동물 출몰 등도 함께 겹쳐 산 속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특히 등산 초보자나 체력 관리가 부족한 분들은 “짧은 코스니까 괜찮겠지”, “시원한 계곡만 따라가면 덜 힘들겠지” 같은 안이한 판단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매년 6~9월 사이, 구조당국에 접수되는 등산 사고의 약 40%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되며, 대부분은 탈수, 실신, 미끄러짐, 폭우 후 고립, 벌·뱀과의 접촉 등 사전 대비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유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름 산행 중 특히 조심해야 할 사고 유형과 그에 따른 예방법을 실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여름 산행 중인 여성 등산객

여름 산행에서 가장 빈번한 사고 유형 4가지

 

첫 번째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는 열사병과 탈수 증상입니다. 여름 산행 중에는 체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땀 배출이 심해지면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이때 물 섭취가 부족하거나 고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오르막을 오르면 어지럼증, 두통, 식은땀, 근육경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실신하거나 구토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끄러짐 사고입니다. 여름철에는 비가 자주 내리고, 계곡이나 흙길이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 작은 바위나 데크 위에서도 미끄러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등산화 밑창이 닳아 있거나 평소보다 속도를 높여 하산할 경우 위험이 높아지며, 경사가 급한 내리막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세 번째는 계곡 고립 및 급류 사고입니다. 여름에는 계곡물이 불어나기 쉬운데, 폭우가 지나간 뒤 물살이 빠른데도 얕게 보여 무리하게 건너다가 발목이 빠지거나 하류로 휩쓸리는 사례가 자주 보고됩니다.
비가 온 직후에는 계곡 물이 맑아 보여도 수심이 깊은 곳이 갑자기 등장할 수 있고, 미끄러운 이끼 위에서 발이 미끄러지면 자력으로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도 발생합니다.
마지막은 벌·뱀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입니다. 여름철에는 말벌, 땅벌, 뱀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특히 향수나 밝은 복장, 빠른 움직임 등 자극적인 요소가 있을 경우 공격받을 위험이 커집니다.
특히 7~9월은 벌의 공격성이 극대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산행 중에는 큰 소리를 지르거나 손을 휘두르는 행동을 자제하고, 벌이 따라오면 천천히 뒷걸음질치며 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사고를 줄이려면 준비와 행동 모두에 신경 써야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사고 유형은 대부분 단순한 부주의와 방심에서 시작되며, 사전에 몇 가지 사항만 점검해도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
열사병이나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선 출발 전 수분을 미리 보충하고, 산행 중에는 20~30분마다 소량의 물을 나눠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미네랄 워터나 이온 음료를 함께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햇볕을 직접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챙이 넓은 모자, 냉감 타월, 팔토시, 자외선 차단제 등도 준비해야 하며, 체온이 올라간다 싶을 땐 그늘에서 5분만 휴식해도 큰 차이를 만듭니다.
미끄러짐 방지를 위해선 등산화의 밑창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하산 시에는 보폭을 줄이고 무릎을 약간 굽힌 채, 스틱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내려오는 걷기 습관이 중요합니다.
계곡을 건널 땐 수심보다 유속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비가 온 다음날이나 우중 산행일 경우 계곡 진입은 가급적 피하고, 물소리가 커지거나 탁해질 경우 즉시 상류에서 폭우가 흐르고 있다는 신호로 인식해야 합니다.
야생동물에 대비하려면 향기 강한 화장품을 피하고, 밝은 색상의 복장보다는 모기나 벌을 유인하지 않는 무채색 계열 복장을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벌레 기피제, 항히스타민제, 냉찜질 패치, 손수건 등은 무게는 가볍지만 실제로 사고를 줄여주는 작지만 중요한 도구들입니다.

 

여름 산행의 핵심은 ‘무리하지 않고, 일찍 걷는 것’입니다

 

여름철 산행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무엇보다 시간 선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은 정오~오후 3시 사이를 피해서, 이른 오전 시간대(6~10시) 사이에 산행을 마치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실제로 많은 등산 애호가들이 여름엔 해 뜨기 직전부터 산에 올라가고, 오전 10시 전후에 하산하는 루틴을 실천합니다.
이 시간대에는 햇빛도 덜 강하고, 바람도 비교적 시원하며, 등산로에 사람이 많지 않아 쾌적하게 산행할 수 있습니다.
무리해서 긴 코스를 오르기보다는 2시간 이내의 짧고 부담 없는 코스를 중심으로 자연을 천천히 즐기는 것이 여름 산행의 핵심 전략입니다.
또한 혼자 산행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등산 계획을 지인에게 미리 공유하고, 가능하면 산행 앱을 활용해 경로 기록을 남기며,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을 충분히 해두는 것도 필수입니다.
여름의 자연은 분명 아름답지만, 그만큼 강력한 변수와 마주할 수 있기 때문에 계절에 맞는 산행 방식으로 즐기는 것만이 사고를 줄이는 최선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