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즐기다 보면 가끔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숲길을 걷다 야생동물과 맞닥뜨리는 일은 전혀 드물지 않으며, 그 순간 당황하거나 잘못된 대응을 한다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야생동물로는 뱀, 멧돼지, 벌이 있으며, 이들은 각기 다른 습성과 반응 방식을 가지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산은 본래 그들의 삶의 터전이며, 우리가 걷는 등산로도 사실 그들이 이동하는 길과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야생동물을 피해 다니는 것보다, 그들과 조심스럽게 거리를 유지하고 서로를 자극하지 않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산행 중 마주칠 수 있는 대표적인 야생동물 3종에 대한 대처 요령을 상황별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뱀을 마주쳤을 땐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등산로 위에서 뱀을 만났을 때는 당황하거나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그 자리에 멈춰 뱀의 움직임을 살피고 천천히 거리를 두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입니다.
뱀은 사람을 공격하려는 목적보다는 위협을 느낄 때 방어 반응으로 움직이며, 우리가 먼저 다가가거나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경우 알아서 자리를 피합니다.
짧은 풀숲이나 계단 옆, 돌무더기 주변처럼 뱀이 숨어 있을 만한 곳에서는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기고, 등산 스틱으로 땅을 가볍게 쳐 진동을 주면 뱀이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예기치 않은 접촉을 피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뱀의 활동이 활발해지므로 흙길보다는 잘 정비된 등산로를 걷고,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물림 피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뱀을 발견했을 때는 절대 가까이 다가가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지 말고, 시야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발걸음을 천천히 이동시키며 조심스럽게 우회하는 것이 좋습니다.
멧돼지를 만났다면 정지와 후퇴가 최선의 전략입니다
멧돼지를 마주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진 않지만, 일단 마주치게 되면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새끼를 동반한 어미 멧돼지는 사람의 접근을 위협으로 간주할 수 있으므로, 이럴 때는 도망치기보다는 멈추고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멧돼지가 일정 거리에서 멈춰 서 있다면 눈을 마주치지 말고 몸을 약간 틀어 시선을 피하며 천천히 뒤로 물러나는 방식이 좋으며, 이때 갑작스런 소리를 내거나 큰 동작을 하면 멧돼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등산 중에는 스틱 소리나 말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며, 예상치 못한 조우를 줄일 수 있습니다.
멧돼지가 접근하거나 달려오는 경우에는 경로를 따라 직선으로 달리는 것보다는, 산 옆으로 방향을 틀어 빠르게 빠져나가거나 큰 바위나 나무 뒤로 몸을 숨기는 것이 더 안전한 대처법이 됩니다.
벌은 자극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산속에서 벌을 만나는 경우는 특히 늦여름과 초가을에 많으며, 이 시기에는 말벌이나 땅벌처럼 공격성이 강한 종의 활동이 활발해지므로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벌은 강한 향기나 밝은 색, 빠른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산에 갈 때는 향수나 화장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빨강, 노랑 같은 화려한 색상의 복장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행 중 벌이 주위를 맴돌며 윙윙거린다면 손을 휘두르거나 뛰는 행동은 삼가고, 자세를 낮춘 채 조용히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벌이 따라온다 싶을 땐 어두운 그늘이나 터널형 공간으로 이동하면 시야에서 벗어나기 쉬우며, 벌집으로 의심되는 지역에서는 빠르게 거리를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침이 남아 있을 경우 카드나 손톱 등으로 긁어내고, 깨끗한 물로 씻은 뒤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호흡 곤란이나 두드러기, 현기증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경우 지체 없이 병원에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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