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000m 이상 산행을 해보신 분들은 공통적으로 "숨이 더 차다", "심장이 빨리 뛴다", "이상하게 더 쉽게 지친다"는 느낌을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이 현상은 단순히 체력 문제만이 아니라, 고도가 올라가면서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그에 따라 심폐 시스템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해수면에서는 공기 중 산소 농도가 약 21%인데, 해발 2,000m를 넘으면 산소 분압이 약 80% 수준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이처럼 고도가 높아질수록 우리 몸은 산소를 확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호흡수를 늘리고,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켜 더 많은 혈액을 순환시키려고 합니다.
문제는 이 과부하 상태가 계속되면 심장과 폐, 근육에 피로가 누적되어 두통, 현기증, 속 메스꺼움, 극심한 무력감 등 고산 증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고산 지대에서의 등산이나 트레킹을 계획할 때는 평소보다 심장 박동수와 피로도를 더 섬세하게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고도에 따라 심박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심박수는 보통 해발 1,000m를 기준으로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고도가 1,000m씩 올라갈 때마다 심박수가 분당 10회 내외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발 0m에서 걷기 운동을 할 때 심박수가 100bpm이었다면, 2,000m 고도에서는 같은 강도에서도 110~120bpm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는 산소 부족에 따른 생리적 적응 반응으로, 정상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평소 심장이 약하신 분이나 고혈압, 심장 질환이 있는 분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심박수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근육 회복이 느려지고, 피로가 더 빨리 누적되기 때문에, 등산 중에도 주기적으로 호흡을 고르고, 심박수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피로도 관리, 이렇게 실천해보세요
고도가 올라갈수록 심박수가 높아지고 피로도도 함께 상승합니다. 이를 관리하려면 계획적인 걷기 리듬과 체온·호흡 조절, 휴식 타이밍이 핵심입니다.
실전 피로도 관리 방법
- 호흡 리듬은 ‘2걸음에 1번 들이마시고, 2걸음에 1번 내쉬기’
– 리듬 있는 호흡은 심박수 안정을 돕고 과호흡 방지에 효과적입니다. - 보폭은 짧게, 속도는 일정하게
– 갑작스러운 페이스 증가보다는 ‘한 템포 느린 걸음’이 피로 누적을 줄여줍니다. - 10분 간격마다 마시는 수분
– 탈수는 피로도를 빠르게 높입니다. 고산 지대일수록 물 마시는 간격을 짧게 유지하세요. - 심박수를 안정시키는 ‘휴식타이밍’ 설정
– 1시간 산행마다 최소 5분 정도는 배낭을 내리고 서서 호흡을 고르거나, 나무 그늘에서 상체를 기대며 쉼을 가져야 합니다. - 등산 전후에 전해질 음료 섭취
– 고도에서 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과 마그네슘을 보충하면 근육 피로와 경련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해발 1,500m 이상의 산에서는 정상까지 단숨에 오르기보다는 2~3개 구간으로 나눠서 리듬 있게 걷는 것이 오히려 속도와 체력을 모두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고산 대응력은 ‘회복 루틴’에서 완성됩니다
고도 높은 산을 오르고 난 뒤에는, 몸의 생리적 균형을 회복하는 루틴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심박수가 높은 상태로 오래 유지되었을 경우, 하산 후에도 피로와 두통, 집중력 저하 같은 후유증이 올 수 있습니다.
하산 후 회복을 위한 실천법
– 초코바, 두유, 삶은 계란, 바나나 등 가볍게 섭취하세요.
– 갑작스런 찬물 샤워는 심장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시작하세요.
– 완전 휴식보다는 가벼운 움직임이 혈액 순환과 회복에 더 좋습니다.
– 체온 안정과 근육 피로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고산 대응력은 단기 적응보다 꾸준한 경험과 회복 루틴의 반복을 통해 강화됩니다.
처음에는 해발 1,000m대 오름부터 시작해, 점차 1,500m, 2,000m 이상으로 고도를 천천히 높여가며 심폐와 하체의 반응을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산의 모든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은 사람만의 공간이 아닌, 야생의 일부입니다 (1) | 2025.07.07 |
---|---|
부산은 산이 많지만, 주차는 쉽지 않습니다 (1) | 2025.07.07 |
제주 오름 트레킹 추천 코스 (1) | 2025.07.07 |
산악 지형에서 GPS 없이 길 잃지 않는 법 (0) | 2025.07.06 |
겨울 산은 아름답지만, 방심하면 위험해집니다 (0) | 2025.07.06 |